전세사기 피해가 누적 4만 명을 넘어선 지금,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 특약 3가지와 임대인 미납국세 확인법을 20년차 부동산 전문가가 정리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집계로 2026년 9월 7일 기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이 누적 40,936명에 달합니다. 8월 한 달에만 658명이 새로 피해자로 결정됐고, 이 중 627명은 신규 신청자였습니다. 피해주택을 나라가 사들인 물량도 누적 10,718가구, 매달 평균 716가구씩 늘고 있습니다.
저는 20년 넘게 부동산 중개와 분양 현장에서 일해온 분양팀장입니다. 요즘 모델하우스에서 분양 상담을 하다 보면,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 문제로 같이 고민을 나누는 예비 청약자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지금 사는 전셋집, 계약 갱신할 때 뭘 확인해야 하나요?", "이사 갈 집 계약서에 뭘 넣어야 안전한가요?" 같은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얼마 전 상담에서도 한 분이 "특약 하나만 제대로 넣었어도 이 고생은 안 했을 텐데요"라며 속상해하시는 걸 봤습니다. 전세사기는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몇 가지 특약과 서류 확인만으로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실제로 계약서에 넣어야 할 특약 3가지와, 계약 당일 반드시 챙겨야 할 절차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목차
- 전세사기 피해, 지금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 특약 ① 등기부등본·선순위채권 확인 특약
- 특약 ② 임대인 미납국세 열람 특약
- 특약 ③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 가입 협조 특약
- 확정일자·전입신고, 이사 당일 이렇게 챙기세요
1. 전세사기 피해, 지금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라고 하면 뉴스에 나오는 "빌라왕" 같은 대형 사건만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훨씬 더 조용하고 흔하게 벌어집니다. 집주인이 세금을 밀리고 있었거나, 이미 다른 세입자 보증금이나 은행 대출이 내 보증금보다 먼저 걸려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개정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제도에는 이런 변화가 담겼습니다.
| 변화 내용 | 핵심 요지 |
|---|---|
| 보증금 최소보장제 | 실제 회복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국가가 차액을 재정으로 보전 |
| 선지급-후정산 | 경매가 끝나기 전에도 최소보장금을 먼저 지급 |
| 예방 기능 강화 |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가 계약 전 권리관계 분석·안전계약 컨설팅 제공 |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예방 기능 강화"입니다. 이미 피해를 본 뒤 지원받는 것보다, 애초에 계약서 단계에서 막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계약 전에 내가 직접 챙길 수 있는 특약 3가지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2. 특약 ① 등기부등본·선순위채권 확인 특약
등기부등본은 그 집의 '신분증이자 가계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누가 집주인인지, 그 집에 얼마짜리 빚(근저당)이 걸려 있는지가 한눈에 나옵니다. 근저당은 집주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서 그 집을 담보로 잡힌 것인데, 문제는 이 빚이 내 전세보증금보다 먼저 갚아지는 순위에 있다는 점입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은행 빚부터 정리되고, 남는 돈이 있어야 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이런 특약을 넣어야 합니다."본 계약 체결 후 잔금 지급일까지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설정 등 권리관계에 변동이 발생할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상담하다 보면 "계약할 때 등기부등본 한 번 확인했으니 됐다"고 안심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계약일과 잔금일(이사 들어가는 날) 사이에 집주인이 추가로 대출을 받아 근저당을 새로 설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당일뿐 아니라 잔금 직전에도 등기부등본을 한 번 더 떼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발급은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3. 특약 ② 임대인 미납국세 열람 특약
미납국세는 말 그대로 집주인이 나라에 내야 할 세금을 밀린 것입니다. 이게 왜 위험하냐면, 국세는 법적으로 내 전세보증금보다 먼저 정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의 '밀린 카드값'을 나라가 그 집을 팔아서라도 먼저 받아가는 구조인데, 내 보증금은 그다음 순서로 밀릴 수 있습니다.
다행히 2023년 4월 3일부터 제도가 개선돼서, 임차보증금이 1,000만 원을 넘는 계약이라면 임대인 동의 없이도 임대차 기간이 시작되는 날까지 전국 세무서 민원실에서 미납국세를 현장 열람할 수 있습니다(단, 보증금 1,000만 원 이하는 여전히 임대인 동의가 필요합니다). 열람하면 임대인에게 그 사실이 통보되니, 참고로 알아두면 좋습니다.
특약 문구는 이렇게 넣습니다.임대인은 계약체결일 현재 국세·지방세 체납이 없음을 확인하며, 이를 허위로 고지하거나 잔금일까지 체납이 발생할 경우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집주인한테 세금 밀렸는지 직접 물어보기가 껄끄럽다"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럴 때 이 특약을 미리 넣어두면 얼굴 붉히지 않고도 서류로 깔끔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세금을 다 낸 집주인이라면 이 특약을 넣자고 해도 전혀 문제 삼지 않습니다.
4. 특약 ③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 가입 협조 특약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쉽게 말해 '내 전세보증금을 대신 지켜주는 보험'입니다. 집주인이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안 돌려주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신 돌려주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그 돈을 받아냅니다.
2026년 기준 가입 조건은 이렇습니다.
| 구분 | 기준 |
|---|---|
| 보증금 한도 | 수도권 7억 원 이하, 그 외 지역 5억 원 이하 |
| 보증한도 계산 | 주택가격 × 90% - 선순위채권(은행 대출·다른 세입자 보증금 포함) |
| 계약 조건 | 계약기간 1년 이상, 계약기간 절반 지나기 전 신청 |
여기서 '전세가율'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집값 대비 전세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이 비율이 90%에 가까울수록 집값이 조금만 떨어져도 내 보증금을 다 못 돌려받을 위험이 커지는, 이른바 '깡통전세'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계약서에는 이렇게 넣으면 됩니다."임대인은 임차인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는 데 필요한 서류 제공 등 적극 협조하며, 보증 가입을 이유로 계약 해지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가끔 보증보험 가입 자체를 꺼리는 집주인을 만나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임대인이라면 세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하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5. 확정일자·전입신고, 이사 당일 이렇게 챙기세요
특약을 아무리 잘 넣어도, 이사 당일 절차를 놓치면 소용없습니다.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는 내 보증금 순위를 지키는 '우선순위표에 도장 찍는 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도장을 늦게 찍을수록 내 순위도 뒤로 밀립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모두 마쳐도 그 효력(대항력)은 다음 날 0시부터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사 당일부터 효력 발생 전날 밤 사이에 집주인이 몰래 다른 대출을 추가로 받으면, 그 대출이 내 보증금보다 먼저 순위를 차지해버리는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사 당일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사 당일 바로 주민센터(또는 정부24)에서 전입신고
- 전입신고와 동시에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 받기
- 잔금 치르기 직전, 등기부등본 한 번 더 열람해 새 근저당이 없는지 확인
- 가능하면 계약 당일 등기부등본 열람 시각과 잔금·전입신고 시각을 최대한 가깝게 맞추기

Q&A로 정리하는 전세사기 피하는 특약
Q. 특약을 넣자고 하면 집주인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요?
A. 정상적인 임대인이라면 이런 특약을 요구해도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흔쾌히 받아들이는 집주인이라면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임대인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약 몇 줄에 과도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강하게 거부한다면, 그 자체를 경계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실무적으로 안전합니다.
Q. 이미 계약을 마친 뒤인데, 특약을 못 넣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계약서에 특약을 새로 추가하는 건 원칙적으로 재계약이나 갱신 시점에나 가능하지만, 서류 확인 자체는 지금도 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이 1,000만 원을 넘는다면 임대차 기간이 시작되는 날까지 임대인 동의 없이 세무서에서 미납국세를 열람할 수 있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계약기간이 절반 지나기 전까지는 언제든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지금이라도 이 두 가지는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
Q. 전세사기 피해를 이미 당했다면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A.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를 통해 계약 전 권리관계 분석이나 안전계약 컨설팅뿐 아니라, 이미 피해를 본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회복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국가가 그 차액을 재정으로 보전해주는 최소보장제가 새로 도입됐고, 경매가 끝나기 전에도 우선 최소보장금을 받을 수 있는 선지급-후정산 방식도 함께 시행되고 있으니 관할 지자체나 지원센터에 문의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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