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 모델하우스에서 상담했던 고객 한 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전매제한이 걸린 분양권을 "어차피 아는 사람끼리 조용히 넘기는데 누가 알겠냐"며 지인에게 팔았다가, 몇 달 뒤 형사 입건 통지서를 받으셔서 곤란한 상황을 겪으신분도 있으십니다. 본인은 그냥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판 것뿐이라고 억울해하셨지만, 법은 그런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분양권 전매제한을 그냥 "귀찮은 규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걸리면 벌금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전과기록까지 남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오늘은 10년 넘게 분양권 거래 현장에 있으면서 직접 본 위반 패턴과 실제 처벌 수위를 최대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목차
- 분양권 전매제한이 정확히 뭐길래 이렇게 무서운가요
- 전매제한 위반하면 정확히 어떤 처벌을 받나요
- 파는 사람만 처벌받을까요, 사는 사람도 위험합니다
- 벌금만 내면 끝일까요, 계약취소와 청약 제한까지 따라옵니다
-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걸리는 위반 패턴 3가지
- 전매제한 기간에도 안전하게 정리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1. 분양권 전매제한이 정확히 뭐길래 이렇게 무서운가요
먼저 분양권이 뭔지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분양권은 아직 다 지어지지 않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합니다. 집 자체가 아니라 나중에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인 셈이죠.
그런데 정부는 이 권리를 아무 때나 사고팔 수 있게 두지 않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은 못 팔게 묶어두는데, 이걸 전매제한이라고 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통신사 약정이 걸린 휴대폰과 비슷합니다.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위약금 없이 다른 사람 명의로 넘길 수 없는 것처럼,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분양권을 합법적으로 팔 수 없습니다.
이 제도는 주택법 제64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최대 10년까지 전매제한이 걸릴 수 있고, 지역과 시기에 따라 기간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계약 전에 반드시 최신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2. 전매제한 위반하면 정확히 어떤 처벌을 받나요
이 부분이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전매제한 기간 중에 분양권을 팔거나, 그 거래를 중개·알선한 사람은 주택법 제101조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형사처벌"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 쉽게 말하면 민사상 손해배상처럼 돈만 물어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나라가 직접 죄를 물어 재판에 넘기는 것입니다. 벌금형이라도 확정되면 수사기관 전산에 전과기록으로 남고, 이후 공무원 임용이나 일부 자격증 취득, 대출 심사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해보면 "벌금 몇백만원 내고 끝나는 거 아니냐"고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지인이 운영하는 중개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난해 청주 테크노폴리스 지구 내 분양권을 거래하면서, 전매제한 기간 중에 동생 명의로 프리미엄 1억 원을 얹어 매매를 진행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결국 분양권 자체가 취소됐고, 중개사무소는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이미 지급한 계약금과 프리미엄1억 5천만 원도 돌려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청약통장을 사고팔거나 위장전입 같은 방식으로 부정하게 당첨된 경우(주택법 제65조 공급질서 교란금지 위반)까지 겹치면 처벌 수위가 더 올라갑니다. 이때는 위반으로 얻은 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3천만원을 넘으면 그 이익의 3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단순 전매제한 위반과 부정청약이 함께 걸리는 경우를 현장에서 종종 보는데, 이 둘은 처벌 근거 조항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3. 파는 사람만 처벌받을까요, 사는 사람도 위험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법 조문만 보면 "전매하거나 이를 알선한 자"가 처벌 대상이라 매도인과 중개인만 걸릴 것 같지만, 실무에서는 사정을 알고도 산 매수인까지 함께 조사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매수인이 전매제한 사실을 알면서 거래에 적극 가담했다면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함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설령 매수인이 형사처벌까지는 면하더라도, 불법전매로 체결된 계약 자체가 무효로 처리될 위험이 큽니다. 이 경우 지금까지 낸 계약금과 중도금은 돌려받는다 해도, 그 사이 오른 프리미엄이나 시세차익은 그대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싸게 준다"는 말에 혹해서 전매제한 걸린 분양권을 덜컥 계약했다가, 몇 년 뒤 입주를 앞두고 계약이 통째로 무효가 되어버린 사례를 저도 여러 번 봤습니다.
4. 벌금만 내면 끝일까요, 계약취소와 청약 제한까지 따라옵니다
형사처벌보다 어쩌면 더 뼈아픈 게 이 부분입니다. 전매제한 위반이 적발되면 사업주체(시행사·건설사)는 해당 분양권에 대한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부정청약이 함께 확인된 경우에는 계약이 당연 취소 대상이 됩니다.
계약이 취소되면 그동안 쌓아온 프리미엄은 물론이고, 매도인은 최장 10년간 청약 자체가 제한되는 재당첨 제한 페널티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학교에서 큰 사고를 치면 정학 처분과 별개로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아 이후 진학에도 영향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벌금 한 번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새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아예 배제되는 셈이니 손해가 벌금액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5.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걸리는 위반 패턴 3가지
10년 넘게 현장에서 분양권 거래를 다루면서 실제로 자주 마주친 위반 유형을 정리해봤습니다.
첫째, "지인 간 거래니까 괜찮겠지" 하는 경우입니다.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개인끼리 조용히 계약서만 주고받으면 안 걸릴 거라 생각하지만, 중도금대출 승계나 입주자 명의 변경 과정에서 결국 은행과 시행사 전산에 기록이 남기 때문에 적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가족 명의로 잠깐 돌려놓는 방식입니다. 부모 자식 간이라도 전매제한 기간 중 실질적인 매매 대가가 오갔다면 전매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단순 증여가 아니라 실제로는 웃돈을 주고받았다면 위반입니다.
셋째, 분양권을 담보로 사채나 개인 간 자금을 빌리면서 사실상 소유권을 넘기는 형태입니다. 형식은 대여지만 실질은 전매와 다름없다고 판단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6. 전매제한 기간에도 안전하게 정리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매제한이 걸려 있다고 해서 무조건 손발이 묶이는 건 아닙니다. 근무지 이전, 질병 치료, 상속, 이혼, 세대원 전원 해외 이주 같은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관할 지자체의 사전 동의를 받아 합법적으로 전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또한 사업주체(시행사)가 우선 매입하는 방식으로 처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다면 불법 전매를 시도하기보다, 관할 시·군·구청이나 매입 시행사에 먼저 문의해서 본인이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부터 확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도 상담 현장에서는 항상 이 순서를 먼저 안내해 드립니다.
Q&A로 정리하는 분양권 전매제한 위반 처벌
Q. 이미 전매제한 위반 계약을 했는데 아직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계약을 취소하면 괜찮을까요?
A. 자진해서 계약을 무효화하고 원상회복했다는 사실이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이미 성립한 전매행위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신고나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스스로 바로잡았다는 점은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불안하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부동산 전문 변호사와 먼저 상담해보시길 권합니다.
Q. 벌금형만 받아도 전과기록이 실제로 남나요?
A. 네, 벌금형도 형사처벌의 한 종류라 수사기관 전산(범죄경력자료·수사경력자료)에 기록이 남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취업 시 제출하는 범죄경력조회에서는 벌금형까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공무원 임용이나 일부 금융권 취업, 인허가 관련 심사에서는 조회 대상이 될 수 있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Q. 부모님이 계약금을 대신 내주고 제 명의로 분양권을 넘겨받는 것도 전매제한 위반인가요?
A. 순수하게 증여 목적으로 대가 없이 명의를 이전하는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전매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국세청은 이런 가족 간 거래를 증여세 탈루 관점에서 별도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증여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매제한과 증여세 문제는 별개로 각각 챙기셔야 합니다.
Q. 전매제한이 풀린 뒤에 파는 건 완전히 안전한가요?
A. 전매제한 기간만 지나면 형사처벌 위험은 사라지지만, 그 이후에는 양도소득세라는 또 다른 세금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분양권 양도세는 보유기간에 따라 세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점과 세율 구간이 유리해지는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매도 타이밍은 전매제한 해제일과 세율 구간을 함께 놓고 판단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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